삼성, 300㎜ 반도체 신공장 건설
4조 투입 내년 완공… DDR3 D램ㆍ30나노급 낸드칩 양산
김승룡 기자 srkim@dt.co.kr | 입력: 2010-01-26 21:02
삼성전자가 경기 화성에 새로운 300mm 반도체 공장 17라인을 건설한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은 2006년 화성 16라인 건설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신공장 건설은 반도체 사업전략을 기존 `수성'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해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빠르면 오는 2분기부터 약 4조원을 투입해 화성 17라인 반도체 신규공장 건설을 위한 설비 발주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 완공,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당초 구리 배선 공정장비만 모아놓은 16라인 공장 내부의 남는 공간에 메모리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새로운 17라인 공장 건설을 전격 결정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대신 16라인은 40나노급 이하 반도체 웨이퍼 전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구리배선 공정에 특화, 17라인을 포함해 앞으로 들어설 신 공장용 구리배선 장비를 들여놓는데 쓰기로 했다.
이 회사는 작년 10라인은 D램 캐패시터 공정, 11라인은 알루미늄 배선 공정에 특화키로 하는 등 전체적인 반도체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라인 정비 계획을 도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신설하는 17라인에서 40나노급 이하 DDR3 D램과 30나노급 이하 낸드플래시 등 최첨단 메모리 제품을 각 시황에 따라 조절해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초기 월 6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능력을 갖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는 당초 5조5000억원 가량에서 17라인 신규 공장 건설이 최근 전격 결정되면서 7조원을 넘어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17라인 건설을 전격 결정한 것은 작년 말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과 이재용 부사장의 오너경영체제 구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특검과 경영권 편법승계 등 삼성의 오너십 경영에 공백을 가져왔던 변수들이 지난해 말 사라지고, 본격적인 오너 후계구도가 갖춰진 것이 삼성전자가 대표 사업인 반도체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200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의 불황은 작년 상반기까지 이어졌고, 특검 등으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했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본격적인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시작됐고, 적어도 오는 2012년까지는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이번 기회에 압도적 업계 1위 입지를 더 확실히 하겠다는 뜻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D램 시장에서는 34.7% 점유율(매출기준)로 하이닉스(21.6%), 엘피다(16.3%), 마이크론(13.5%) 등 경쟁사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낸드플래시에선 39.6%로 1위를 유지하긴 했으나, 2위 도시바가 33.9% 점유율로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2005년 50%를 넘어섰던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매년 줄어든 반면 22% 점유율을 보였던 도시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사의 추격도 올해 삼성전자가 공격적 반도체 투자에 나서게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올해 성장과 도약을 경영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메모리, TV, LCD 등 시장 1위 사업은 올해 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증권가와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삼성전자가 공격적 메모리 증산에 나서 D램은 40% 이상, 낸드플래시는 45%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오너십 경영 복귀와 반도체 공격 투자 복귀가 공교롭게도 맞물리고 있다"며 "삼성이 반도체 공격투자에 나선 것은 단순히 메모리 수익을 높이겠다는 것보다 휴대폰, TV 등 정보통신과 가전기기의 판매량을 올해 세계 경기회복세에 맞춰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과 더 연관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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