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축의 시작 - 천만원 |
 |
yhk |
 |
2004-07-16 |
 |
18214 |
 |
none |
천만원 저축의 시작입니다.
글쓴이: 락주락사
혼기가 찬 여동생이 결혼을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대학교 동창이라는데 서로 잘 해갈지 걱정도 되고 또 남자가 궁금하기도 해서 제가 커피 한잔 사준다고 불러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내년에 졸업하면서 다행이도 올해 취직을 했더군요.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 딛는 꿈이 많은 젊은이에게 돈이라는 걸 가르쳐주고 싶기도 하였고 또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서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도 불렀습니다. 제가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네들보다 인생의 선배로서 또 조금 더 먼저 그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기에 부족하나마 이야기를 꺼낸 것이지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제가 강의하고 이 친구들은 듣는 입장이 되었군요. 맨 처음 저축하려고 아둥바둥 되었던 이야기를 꺼냈더니 결국엔 제가 더 많이 느끼고 얻어가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어제 했던 이야기를 여기서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맨 처음 사회 생활할 때 즉 처음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곳은 국내 조그마한 중소기업이었습니다. 그때 저의 월급은 68만원이었지요. 조금 지나니 올라서 80만원이 되었습니다.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고 90년대 후반의 이야기입니다. ^^
그때 68만원을 받아서 50만원은 근로자저축에 넣고 10만원은 청약에 5만 원짜리 적금 들고 3만원 가지고 생활했지요. 지하철비 하면 딱 맞았습니다.
식사는 나가서 먹는 경우가 생기면 어김없이 그 식권은 깡해서 용돈으로 쓰고 회사에 있는 회사차량의 기름은 모두 제가 일찍 출근해서 넣었답니다. 그렇게 생긴 포인트와 사은품은 다시 현금화 시키고 또 나중에 저희 집 가계에 생필품을 구입하는데 막대한 도움을 주었지요.
제 생각에 저축을 할 때 가장 힘든 금액이 1천만 원이 아닌가 하네요. 어찌 보면 투자의 시작이 되는 금액이 1천만 원이라고 볼 수도 있고 또 천만 원부터는 그 자체로 놔두어도 1년 뒤면 근 50만원돈이 생기는 말 그대로 굴리는 돈이 된답니다. 그런데 천만 원을 모은 다는 것이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요.
저는 맨 처음 저축을 시작할 때도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려니 하고 생활했답니다. 어떤 분들은 젊었을 때 돈 모으느라 주위를 챙기지 못하면 사람 다 떨어져 나간 뒤에 나중에 복구 안 된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전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사실 젊었을 때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만나서 수다 떨고 마시는 건 자신의 먼 인생으로 보면 그리 도움이 안 됩니다. 또한 주변을 챙기는 방법이 꼭 물질적인 방법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저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들을 지금도 만나지만 실제로 만나기보다 전화로 그리고 편지로 인간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부분은 너무도 많습니다.
주위사람들에게 베푼다는 건 혹시 자신의 허영과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소비의 변명이 아닐는지요. 주변을 잘 챙겨서 나중에 사람들이 자산이 되는 건… 병아리를 키워서 닭을 만들어 잡아먹겠다 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투자란 자신의 윗사람과 나이가 위가 아닌 뭔가 배울 것이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서 푸는 넋두리에 소비하라는 그런 게 아니라고 봅니다.
주변을 잘 챙겨주는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 사람이 챙겨주느라 자리를 못 잡고 방황한다면 그 챙겨받던 사람들이 그 사람을 걱정하기 보다는 그 동안 자리 못 잡고 뭐 했냐는 비난의 화살을 더 많이 쏜답니다. 결국 자신의 밥그릇은 자신이 찾는 것이지 남이 만들어 주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축을 하실 때도 이와 같습니다. 특히 사회생활이란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기 때문에 나 혼자만 독불장군을 외칠 수 없다는 거 잘 압니다. 그렇지만 저축은 타협의 대상이 아닙니다. 저축한 돈 또는 저축의 와꾸를 잊어버리시고 나머지 돈으로 그리고 지금 현재의 자신의 능력 내에서 방법을 찾아보세요.
돈이라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곧 힘입니다. 돈은 그 자체로도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100원짜리의 힘을 보는 건 우리가 길 가다가 불쌍한 사람을 돕고 인사 한번 받을 때 빼고는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이 돈의 힘이라는 건 더하면 더할수록 다이아몬드의 캐럿처럼 기하급수적으로 그 힘이 늘어납니다. 처음으로 어느 정도가 되었다 라고 보는 것이 1천만 원입니다.
지금 주머니에서 동전이 몇 개가 있으신지 정확히 아시는 지요. 전 주머니에 100원짜리 두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조그마한 저금통을 집과 사무실에 두어서 다 저금했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힘의 논리로 결국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잘하게 나가는 구멍을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처음에 천만 원을 만들 때는 1백만 원짜리 10번 부어서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만일 이게 가능하시다면 제 글에 해당되는 분이 아니실껍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자신의 취미와 수많은 가지고 싶은 것을 포기한 대가가 그 천만원입니다. 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give and take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줄게 없을 때는 무언가 잃어버려야 합니다. 그게 자신의 취미와 자신의 원하는 무언가 입니다.
물론 가족이 아프거나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면 이와는 다릅니다. 돈을 모으는 목적이 떼돈을 벌어서 내한몸 잘살아 보겠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도 돈이라는 게 저희 가족을 지켜주는 울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본적인 목적에 충실할 때 돈을 모으는 것도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나 한 몸 잘살겠다고 위와 같은 방법을 쓰시면 그건 너무 속물이 되신 거지요. 그렇게 되시면 결국 친구도 가족도 다 떨어져 나아가고 없답니다.
결국 위와 같이 결연한 의지로 천만 원 만드시면 두 번째 천만 원은 좀 더 쉽게 만드실 겁니다.
제가 어제 제 동생과 그 남자친구에게 말했던 방법은 월급의 반은 내 돈이 아니라 생각하고 저축하라 입니다. 어차피 여러 이야기 해줘봤자 나중에 10%도 기억못한다는거 잘 안답니다.
아무리 명강의라도 그거 듣고 다 실천하느냐? 그 강사도 못합니다. ^^ 또 그럼 나머지 돈으로 소비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그 나머지 돈을 자신의 월급이려니 생각하고 그 안에서 저축하고 또 소비하라는 뜻입니다.
어른들은 젊었을 때 그렇게 흥청망청 쓰고 다니면 늙어서 고생한다고 진심어린 충고를 해 주시곤 합니다. 사실 개미와 배짱이의 동화처럼 베짱이는 늙어서 개미의 도움을 받으려고 추운겨울날 동냥을 하지요. 이 동화책의 원문은 베짱이는 결국 얼어서 죽는다 입니다.
젊었을 때는 자신 혼자인데 결혼하고 가정을 갖게 되면 최소한 둘이 되지요. 혼자일 때는 혼자 죽으면 별 문제가 없는데 둘이었을 때는 다른 한사람에게 평생의 고통을 안겨준다는 겁니다. 거기에 경제적인 짐까지 준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요.
둘만이라도 이런데 아이들까지 생각해본다면 사실 어제까지 남이었는데 오늘 결혼하고 도장 찍었다고 해서 하루 만에 부부됩니까? 지금까지 서로 알아왔다고 자부하는 그 시간의 몇 배 몇십배 만큼의 시간동안 서로 맞춰가고 양보하고 서로 사랑하는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서로 의지하는 부부가 되어 가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아이들은 천륜으로 맺어진 자신의 피붙이 입니다. 자신의 피가 적어도 반이 흐르는 어찌 보면 제2의 자신이지요. 저는 딸만 둘이라서 아들을 잘 모르지만 제 딸들을 보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투정을 부릴 때도 예쁘고 화를 낼 때도 예쁘기만 하니 중병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돈을 버는 목적과 그렇게 악착같이 사는 이유를 뽑으라면 아이들 때문일 겁니다. 언젠가 집사람과 만약 우리가 아이들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 까 하는 이야기를 해 본적이 있는데 그 나름대로 재미있게 살아가겠지만 결국 늙어갈수록 인생의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정말 사람은 가족에서 시작해서 가족으로 끝납니다. 다만 저희는 자녀들의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그저 그 아이들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행복하게 시작하고 또 그렇게 예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어미 새가 새끼를 잘 키워 잘 날려 보내는 것과 같이 그렇게 스스로 일어서게 하기 위해선 부모가 힘이 있어야 갰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힘은 곧 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서 돈을 법니다.
사실 글을 쓰면서 돈을 어느 은행에 넣어서 어떻게 모아라 라는 건 꼭 맞는 정보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 정도의 정보는 아무 은행이나 10만원 들고 가시면 잘 설명해 줄 뿐 아니라 통장까지 잘 만들어 준답니다. 그리고 천만 원을 만드는 건 그 다음부터 전격적으로 본인의 의지입니다. 그래서 왜 돈을 모아야 되느냐에 글쓰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네요.
물론 투자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건 대상처가 은행처럼 손 벌리고 있지 않기 때문에 또 자신이 얼마나 투자처에 대해 잘 알고 있느냐에 따라서 바뀌기 때문입니다.
천만 원처럼 지금 처음 저축을 시작하신다면 시작하시기 전에 내가 얼마를 모을 것인가를 생각하시기보다 왜 돈을 모아야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포항제철을 지을 때도 밑바탕을 크게 그리지 못했다면 결코 오늘의 포항제철이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이 밑그림을 크게 그린다는 거 이건 액수를 얼마로 하냐가 아니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냐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그 밑그림중 가장 큰 그림이 가족이 아닐까 합니다. |
|
|
|
|
|
